2015 고등 국어 금성 9-3 완장 해설 PDF

Summary

This document is an analysis of the short story "Complete Summary", focused on "Complete Summary" (a Korean novel) and 1980s Korean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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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마/당 [작품 개관] 다음은 1980년대에 발표된 장편 소설 의 일부입니다. 제목인 ‘완장’이 함축하는 바 갈래 장편 소설, 세태 소설 를 중심으로 감상하면서 한국 현대 소설 문학의 특징을 탐구해 봅시다. 성격 풍자적, 해학적, 향토적 시점 3인칭 전지적 작...

적/용/마/당 [작품 개관] 다음은 1980년대에 발표된 장편 소설 의 일부입니다. 제목인 ‘완장’이 함축하는 바 갈래 장편 소설, 세태 소설 를 중심으로 감상하면서 한국 현대 소설 문학의 특징을 탐구해 봅시다. 성격 풍자적, 해학적, 향토적 시점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일제, 6·25 전쟁, 독재 정권 배경 이 횡포를 부리던 1970~80 년대 한국 전라도 농촌 작가 영상 줄거리 영상 작품 정리 작품 정리 PPT 일제 시기 완장을 찬 헌병에 제재 게 당한 고초, 공산군의 붉은 완장, 저수지 관리인으로서 완장 전체 듣기 찬 완장 윤흥길 부당한 권력의 생태에 대한 주제 비판 ① ‌상징적인 소재를 활용하 여 주제를 표현함. ② ‌어리석은 인물을 통해 풍 발단 자와 해학을 활용하여 권 [앞부분 줄거리] 땅 투기로 졸부가 된 최 사장이 이곡리의 판금(너름) 저수지 사용권을 특징 력의 의미를 바라보게 하 고 상층 권력자의 횡포를 얻어 양어장을 만든 후 이장 익삼을 통해 알게 된 동네 건달 임종술에게 저수지 감시원 비판함. 직을 맡아 달라고 부탁한다. ③ ‌방언을 활용하여 사실성 을 강조함. ‌“사람이 운수 불길혀서 잠시 잠깐 이런 촌구석에 처백혀 있다고 그렇게 호락 스스로에 대해서 과대평가하고 있음. 호락 시삐 보들 마시오! 에이 여보쇼들, 저수지 감시가 뭐요, 감시가! 내가 10 게우 오만 원짜리 꼴머심 푼수배끼 안 되는 것 같소? 『나 임종술이, 이래 뵈야도 그럴듯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임종술의 욕구 왕년에는 사장님 소리까장 들어 본 사람이오!”』 『 』: 종술의 허풍이 웃음을 자아냄. 그것은 공연한 허풍 아닌 사실이었다. 동대문의 시장 바닥에서 처음에는 목 판부터 시작해서 나중에 포장마차를 할 때라든지, 마지막으로 양키 물건에 손을 대기까지 종술은 그를 상대하는 사람들로부터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좌 15 우간 사장님 소리를 곧잘 듣곤 했었다. 딸 하나를 낳아 놓고는 호남 지방의 야 산 개발 사업이 한창일 무렵에 마을에 가끔 나타나던 측량 기사 보조원인지 뭔 지 하고 눈이 맞아서 달아나 버린 마누라까지도 처음에는 자기를 사장님이라고 시삐 별  로 대수롭지 않은 듯하 불렀었다. 식도 안 올리고 살림부터 차린 그녀를 처음 만난 곳은 그가 한때 단골 게. 꼴머심 꼴  머슴. 땔나무나 꼴을 로 드나들던 맥주홀이었다. ▶ 종술이 저수지 감시원으로 일하라는 최 사장의 제안을 거절함. 20 베는 일을 하는 어린 머슴. ‌“무작정 화를 낼 일만은 아니네. 사람이 과거는 어쨌을망정 시방은 사세에 따를 푼수 상  태나 형편. 사세(事勢) 일이 되어 가는 형 줄도 알어야 장차 또 늘품수가 생기는 벱이지. 안 그런가? 한번 자알 생각혀 세. 늘품수 ‘늘품’의 방언. 앞으로 보소.” 좋게 발전할 품질이나 품성. 지칠 줄 모르는 최 사장의 끈기에 힘입어 익삼 씨도 다시 설득에 나섰다. 354 9. 문학사의 지평에서 『‌“내가 자네라면은 나는 기왕 낚시질허는 짐에 비단잉어에다 월급봉투를 암냥 종술이 얻을 이익을 제시함. 혀서 한목에 같이 낚어 올리겄네. 삽자루 들고 땅띄기허는 배도 아니고 그냥 소일 삼어서 감시원 완장 차고 물 가상이로 왔다리갔다리 허면서…….”』 『 』: 해학적 표현 ▶ 종술을 설득하는 최 사장과 이장 5 “완장요!” 읽는 중 활동 1 종술이 ‘완장’이라는 말을 듣고 그렇다. 완장 바로 그것이었다. 그것이 순간적으로 종술의 흥분한 머리를 무 저수지 감시원직에 대한 태도가 섭게 때려서 갑자기 멍한 상태로 만들어 놓는 것이었다. 그 이전과 어떻게 달라지는지 주목하며 읽어 보자. “팔에다 차는 그 완장 말입니까?” ▶ 종술의 태도가 달라짐. [예상 반응] 종술은 한때는 사장님 소리까지 종술의 천치스런 질문에 최 사장은 또다시 그 어울리지 않는 너털웃음을 호 어리숙한 임종술의 성격을 보여 줌. 최 사장의 의뭉스러운 성격 들었다며 저수지 감시원직에 관심 을 갖지 않고 오히려 그런 부탁을 10 탕하게 터뜨렸다. 하는 최 사장과 익삼에게 화까지 『‌“이 사람아, 팔 완장 말고 기저구맨치로 사추리에다 차는 완장이라도 봤는 내다가 ‘완장’이라는 말을 듣고 흥 분하여 멍한 상태가 된다. 그리고 감시원직을 수락하게 된다. 가?”』 『 』: 해학적 표현 완장이란다! 왼쪽 팔에다 끼고 다니는 그 완장 말이다! 본래 잽싼 데가 있는 최 사장이었다. 그는 우연히 튀어나온 완장이란 말에 놀 15 랍게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종술의 허점을 간파하고는 쥐란 놈이 곳간 벽에 최 사장의 약삭빠른 성격을 해학적으로 보여 줌. 암냥하다 물  건을 호송하다. ‘암 구멍을 뚫듯 거기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기로 마음먹었다. 냥’은 ‘압령(押領)’의 변한 말. 가상이 ‘가장자리’의 방언. ‌“종술이 자네가 원헌다면 하얀 완장에다가 뻘건 글씨로 감시원이라고 크막허 사추리 ‘샅’의 방언. 두 다리의 강렬한 이미지 사이. 게 써서 멋들어지게 채워 줄 작정이네.” ▶ 종술은 완장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함. (3) 근현대의 한국 문학 355 고단했던 생애를 통하여 직접으로 간접으로 인연을 맺어 온 숱한 완장들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종술의 뇌리를 스쳤다. 완장의 나라, 완장에 얽힌 무수한 사 연들로 점철된 완장의 역사가 너훌거리는 치맛자락의 한끝을 슬쩍 벌려 바야흐 권력이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쳐 옴. 로 흔들리기 시작하는 종술의 가슴을 유혹하고 있었다. 완장을 선망함. 주요 인물 소개 시장 경비나 방범들의 눈을 피해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목판을 들고 이 골목 5 ① 임종술 - ‌저수지 관리인으로 취직한 동네 망나니 저 골목으로 끝없이 쫓겨 다니던 시절, 도로 교통법 위반이다 뭐다 해서 걸핏하 로, 어리숙한 인물 면 포장마차에 걸려 오던 시비와 단속들, 암거래 조직에 끼어들어 미군 부대나 - ‌저수지 관리인으로 일하면서 받은 ‘완 장’의 위력을 믿고 군림하다가 해고됨. 양색시들로부터 흘러나오는 물건을 상인들한테 중계하던 시절, 그리고 똑같이 ② 운암댁 전매법과 관세법의 위반을 전문으로 하는 다른 조직과의 피나는 세력 다툼 끝 - 임종술의 어머니 - ‌유순하고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성품으 에 상대편의 밀고로 뒤가 구린 미제 컬러텔레비전을 운반하다가 체포되어 특정 10 로 날품을 팔아 가장 역할을 하고 있음. - ‌일제 때 헌병에 끌려가 고초를 당하고, 범죄의 가중 처벌을 몸으로 때우던 시절……. 6·25 때 결국 남편이 죽는 비극을 겪 어느 시기나 다 마찬가지로 돈을 벌어 보려고 몸부림치는 그의 노력 앞에는 음. 이 과정에서 완장을 공포스러운 물 건으로 인식하게 됨. 언제나 완장들이 도사리고 있었던 셈이다. 완장 앞에서는 선천적으로 약한 체 ③ 최 사장 질이었다. 완장 때문에 녹아나는 건 늘 제 쪽이었다. 제각각 색깔 다르고 글씨 - ‌땅 투기로 졸부가 된 인물로, 종술에게 저수지 관리를 맡김. 도 다른 그 숱한 완장들에 그간 얼마나 많은 한을 품어 왔던가. 그리고 다른 한 15 - ‌교활한 성품으로 이익과 손해에 대한 편으로는 그 완장들을 얼마나 또 많이 선망해 왔던가. 완장에 대한 종술의 태도 계산이 빠르고, 인물의 약점을 파고들 어 이용할 줄 앎. 완장이란 말 한마디에 허망하게 무너지는 자신을 종술은 속수무책으로 방관 만 하고 있었다. ▶ 완장에 대한 종술의 기억 아들한테서 저수지의 감시원으로 취직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육순이 내일모 레인 운암댁은 삼 년 묵은 체증이 내려앉는 듯한 상쾌함을 맛보았다. 동네 강 20 부잣집 유채밭에 날품으로 웃거름을 주고 오는 길인데, 쌓이고 쌓인 하루의 피 곤이 말끔히 가시는 기분이었다. 월급 오만 원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었다. 운암댁의 소박한 소망 삭신이 뒤틀리지 않는 한은 늙어 죽는 날까지 무슨 짓을 해서라도 손녀 하나 있 는 것 자기 손으로 거두기로 이미 각오가 되어 있었다. 설령 무보수로 일한다 운암댁의 헌신적인 성격 하더라도 상관은 없었다. 문제는 사람의 됨됨이에 있었다. 25 『사대육신 나무랄 데 없는 장정이 반거충이로 펀둥펀둥 ‘먹고 대학’ 다니면서 사시장청 말썽이나 질러 쌓는 통에 동네 안에서 그나마 밥줄 이어 나가기도 차 너훌거리다 너  울거리다. 날품 날  삯을 받고 파는 품. 츰 점직해지는 판국이었다.』 남들한테 손가락질만 안 받고 살아도 감지덕지 『 』: 해학적 표현 반거충이 배  우던 것을 중도에 황감할 지경인데 거기에다 또 취직까지 했단다. 망나니 외아들한테서 삼십 년 그만두어 다 이루지 못한 사람. 점직해지다 부끄럽고 미안해 만에 처음 받아 보는 효도인 셈이었다. 지지리도 홀어미의 속을 썩여 온 자식이 30 지다. 황감(惶感)하다 황송하고 감격 아니던가. ▶ 운암댁이 종술의 취직을 기뻐함. 스럽다. ‌“월급이 많들 않은 만침 허는 일도 별로 없구만요. 그저 감시원 완장이나 차 356 9. 문학사의 지평에서 고 슬슬 바람 쐬기 겸 대봇둑이나…….” 어머니가 느끼는 기쁨이 여간만 큰 것이 아닌 줄 익히 아는지라 종술은 그 기 쁨을 더욱 배가시킬 요량으로 대수롭지 않은 척 무심히 지껄임으로써 극적인 효과를 노렸다. 5 그러나 운암댁의 귀에는 그 말이 결코 무심하게 들리지가 않았다. 결국 애당 초 의도했던 그대로 극적인 효과가 나타나고만 셈이었다. 극적인 효과이기는 했으나 운암댁은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경악함. “뭣이여야? 완장이여?” 운암댁은 완장에 대해 종술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음. ‌“예, 여그 요짝 왼팔에다 감시원 완장을 처억 허니 둘르고 순시를 돌기로 혔구만요. 고냥 맨몸띵이로 단속에 나서면 권위가 없어서 임종술이 갈망하는 것 10 낚시꾼들이 시삐 보고 말을 잘 안 들어 먹으니깨요.” 그제서야 종술은 자라 콧구멍을 벌름거리고 메기 주둥이를 히죽거 들뜬 모습을 희화화. 종술을 단지 비난의 대상이 아닌 연민의 대상으로 느끼게 함. 려 가며 구태여 자랑스러움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오매 시상에나, 니가 완장을 다 둘러야?” “그깟놈의 것, 쇠고랑 채울 권한도 없고 그냥 명예뿐인디요, 뭐.” 15 너무도 놀란 나머지 운암댁은 눈앞이 다 캄캄해 왔다. 처음 맛본 기쁨이 마을 방언의 효과 운암댁이 완장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공포 - 방언을 통해 향토적 분위기를 형성함. 회관 옆 공동 수도 푼수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면 나중에 느낀 놀라움은 널금 저 - 사실성과 현장감을 높임. - ‌남도 방언을 빌려서 걸쭉한 입담과 해 수지하고도 맞먹을 정도로 그 규모가 대단한 것이었다. 대체나 이 노릇을 어째 학을 표현함. 야 옳단 말이냐. “너 그것 안 둘르고 감시원 헐 수는 없겄냐?” 20 당치도 않은 말씀이었다. 순전히 완장의 매력 한 가지에 이끌려 맡기로 한 감 시원이었다. 그런데 그걸 두르지 말라는 이야기는 결과적으로 아들더러 언제까 지고 개망나니 먹고 대학생으로 그냥 세월을 보내라는 이야기나 마찬가지였다. ‌“에이 참, 엄니도! 엄니는 동네서 사람 대접 조깨 받고 살라고 그러는 아들이 종술이 완장을 자랑스러워하는 이유 그렇게도 여엉 못마땅허요?” 25 “돌아가신 냥반 생각이 나서 안 그러냐.” 아버지 말이 나오는 바람에 종술은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어머니의 심정을 완장을 차고 나섰다가 화를 당함. 대강은 이해할 것 같았다. 하지만……. 대봇둑(大洑-) ‘대보’의 방언. ‘대보’는 큰 물둑. “완장이라면 사죽을 못 쓰는 것도 다아 지 핏줄 탓인갑다.” 사죽(四-) 사족(四足). ‘사지 종술 아버지 역시 완장을 차지하려는 욕구가 강했음. (四肢)’를 속되게 이르는 말. “그 완장허고 이 완장은 엄연히 승질부터가 달르단 말이오!” ‘사족을 못 쓰다.’는 ‘무슨 일 30 홧김에 종술은 그예 또 몽니를 부리고 말았다. 새 출발이 약속된 날, 그 삼삼 에 반하거나 혹하여 꼼짝 못하 다.’를 뜻함. 한 기분에 걸맞게 모처럼 어머니 앞에서 고분고분한 태도를 보이자고 단단히 몽니 받고자 하는 대우를 받지 평소 어머니에 대한 태도가 불손했음. 못할 때 내는 심술. 작정한 바 있었으나 케케묵은 생각으로 아들의 흥을 산산조각내는 데는 달리 (3) 근현대의 한국 문학 357 도리가 없었다. ‌“알았다, 알았어. 너 허고 잡은 대로 허거라, 언지는 니가 이 에미 말 듣고 일 판 꾸미는 자식이더냐.” 늘상 하던 버릇으로 눈자위가 또 허옇게 뒤집히려는 아들을 보고 운암댁은 황망히 막설을 했다. [중략] 종술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음. ▶ 종술이 완장을 자랑스럽게 여김. 5 『일생을 통해서 운암댁이 맨 처음 완장하고 맞닥뜨린 것은 왜정 말기의 남원 『 』: 운암댁이 완장에 관한 기억을 떠올림.-① 왜정 말기 (南原)에서였다.』그 전에도 더러 완장을 구경하긴 했으나 그것이 그렇게도 어마 어마하고 무시무시한 것인 줄은 그 무렵에야 비로소 뼈저리게 절감할 수가 있 었다. 일본군 헌병들이었다. 그들이 차고 다니는, 하얀 바탕에 빨간 글씨로 ‘憲 현재 종술의 완장과 같은, 강렬한 이미지의 완장 兵’이라고 적힌 완장이었다. 10 식구들의 일 년 양식을 공출로 거저 빼앗길 수는 없다며 남편은 쓰지 않고 비 일제가 태평양 전쟁을 준비하면서 수탈을 일삼음. 워 두던 건넌방의 구들장 밑에다 깊은 굴을 파고 그 속에 나락 가마들을 감춰 두었다. 그것이 누군가의 고자질로 발각되어 곡식은 곡식대로 압수당하고 운암 댁은 남편과 함께 헌병대로 끌려갔다. 운암댁은 그래도 여자의 몸이라서 귀싸 대기 몇 대 얻어맞고 구둣발길에 몇 번 걷어차인 다음 풀려날 수 있었으나 남편 15 의 경우는 그게 아니었다. 해마다 얻은 소출로 보아 감춘 나락이 그것뿐일 리가 없다며 다른 곳도 마저 대라고 계속 족치는 바람에 그는 아주 혼띔을 당했다. 콧구멍으로 고춧가루물도 마시고 꽁꽁 묶인 다리 사이에 끼운 각목으로 주리도 운암댁의 남편이 혹독하게 고문을 당함. 틀리고 하는 사이에 그는 누가 헌병대의 밀정인지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다름 아닌 박가였다. 전에 언젠가 몹시 가뭄이 들었던 해에 박가하고 험악하게 물꼬 20 싸움을 벌인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는 박가의 허벅지를 삽날로 찍어서 싸움을 끝냈었다. ▶ 일제 강점 말기 운암댁이 겪은 고초 며칠간의 닦달질로 남편은 초벌 주검이 되어 헌병대에서 경찰서로 넘겨졌다. 그리고 경찰에서 구류를 산 다음 거의 한 달 만에 풀려났다. 헌병대에서 손가락 사이에 굵은 막대기를 끼우고 마구 비트는 고문을 받아 남편의 오른손은 불구 25 가 되어 있었다. 그 때문에 남편은 박가한테 더욱 이를 갈았다. 복수심에 불타 이후 완장이 복수의 도구로 활용됨. 는 남편을 운암댁은 극구 말렸다. 완장을 찬 일본군 헌병이라면 생각만 해도 몸 막설(莫說) 말  을 그만둠. 서리가 쳐지기 때문이었다. 특히 헌병대에서 보조원으로 일하는 조선 사람들이 나락 벼 . 혼띔(魂-) 단단히 혼냄. 또는 같은 조선 사람한테 심하게 굴었었는데, 운암댁은 그들이 일본 헌병 앞에서 꼼 그런 일. 동족끼리 서로 짓밟았던 비극적인 상황 밀정(密偵) 남몰래 사정을 살 짝도 못 하고 손발처럼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걸 직접 눈으로 보았기 때문에 완 30 핌. 또는 그런 사람. 장에 대한 공포심이 더욱 커졌던 것이다. 358 9. 문학사의 지평에서 해방이 되자 남편은 눈에다 불을 켜고 박가를 잡으러 나섰다. 그러나 박가는 어느 구멍으로 숨어 버렸는지 종적이 묘연했다. 운암댁은 제때에 알아서 몸을 피해 준 박가한테 차라리 감사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남편이 꼭 무슨 일을 저지 르고야 말 사람 같았기 때문이다. 5 해방을 맞아 세상이 완전히 뒤바뀌었는데도 운암댁의 뇌리에서는 완장의 악 몽이 떠나지 않았다. 운암댁은 여전히 완장이란 물건을 절대적인 권세의 상징 읽는 중 활동 2 남편이 꾀하고자 하는 ‘피의 보 으로 치부하고 있었다. 이유야 어찌 됐든지 간에 남편이 꾀하고자 하는 피의 보 복’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추측해 복은 남편을 또 다른 완장한테 내맡기는 결과가 될 것 같았고, 그것은 곧바로 보자. [예상 반응] 완장을 찬 이들에게 당한 것과 같 한 집안의 운명을 좌우할 새로운 불행이 될 것만 같았다. ▶ ‌운암댁의 남편이 고문을 당해 불구가 이 완장을 차고 그 권력을 다른 사 운암댁의 예견이 맞아 들어가게 됨. 되고, 운암댁은 완장을 두려워함. 람에게 제멋대로 휘두르며 보복이 10 첫아들하고 네 살 터울로 운암댁은 둘째 아들 종술이를 얻었다. 떡두꺼비 같 이루어질 것 같다. 은 아들 둘을 나란히 낳았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운암댁은 임씨 가문의 며느리로 (3) 근현대의 한국 문학 359 서 이제 구실을 다한 셈이라고 생각했다. 그러고는 그것이 얼마나 건방진 생각 인가를 갑자기 깨달으면서 자신의 자발머리없음에 금방 후회를 느꼈다. 자신의 행복한 처지를 시샘하는 어떤 강력한 힘이 있을 것만 같아 늘 자식 자랑을 삼가 고 스스로 근신하는 생활을 했다. 다행히도 남편은 다시 마음을 잡고 불구의 오른손일망정 열심히 놀려 자작농 5 으로서의 살림을 실속 있게 꾸려 나갔다. 적어도 전쟁이 터지기 전까지는 집안 ▶ ‌6·25 전쟁 전까지 평범하고 에서 아무런 불길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6·25 사변……. 소박하게 살아감. 그것은 두 번 다시 떠올리기조차 끔찍한 체험이었다. 그것이 결국 운암댁한 테서 소중한 것의 전부를 말짱 휩쓸어 가 버렸다. 『완장과 함께 찾아와서 완장과 완장을 차고 권력을 휘두르며 이웃을 공격하다 온 가족이 불행해짐. 함께 물러간 운암댁의 6·25는 그것이 한 번 떠오를 적마다 반드시 침을 세 번씩 10 뱉고 땅을 구르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엄청난 재앙이었다. 그때의 기억을 또다시 자발머리없음 ‘행동이 가볍고 참을성이 없다.’는 뜻인 ‘자발 되살리게 만드는 것보다 더 큰 형벌은 운암댁에게 없었다.』 ▶ 6·25 전쟁으로 집안이 몰락함. 『 』: 운암댁이 완장에 관한 기억을 떠올림.-② 6·25 전쟁 없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 - 《현대 문학》(1982~1983 연재) 360 9. 문학사의 지평에서 [전체 줄거리] 종술은 저수지 밖에서까지 완장을 차고 다니며 완장의 위력을 맛본다. 저 수지에 낚시하러 온 청년들에게 기합을 주는가 하면 한밤중에 몰래 낚시하던 국민학교 동창 부자(父子)를 폭행하는 등 종술의 위세는 날이 갈수록 더해 간다. 그러나 평소에 관심을 두고 있던 부월이만은 노골적으로 완장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운암댁은 완 장에 집착하는 아들 종술을 보며, 완장을 두른 일본 헌병의 폭력으로 피해를 입었던 남 편이 6·25 전쟁 때는 완장을 차고 권력을 휘두르다가 결국 가족 모두 불행해졌던 기억 을 떠올린다. 한편 종술은 자신을 고용한 최 사장 일행의 낚시질까지 막무가내로 막는 바람에 감시 원직을 박탈당한다. 쫓겨난 뒤에도 종술은 여전히 완장을 차고 저수지를 지키는 일에 골 몰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만난 6학년 때의 담임 선생님에게 완장이 ‘왜놈들 찌끄레기’ 라는 훈계를 듣는다. 얼마 뒤 종술은 가뭄 때문에 저수지의 물을 방류하기로 하여 감시원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분노를 터뜨리며 순경에게까지 행패를 부리다가 결국 쫓 기는 신세가 된다. 부월은 종술을 설득하여 완장을 저수지에 버리고 함께 마을을 떠난다. 종술이 떠난 다음 날, 저수지의 물 빼기 작업이 진행되면서 물문의 소용돌이에서 드러난 완장을 운암 댁이 오랫동안 지켜본다. [작품 구조] 땅 투기로 성공한 최 사장이 저수지 관리를 동네 건달 종술에게 맡김. 발단 (교과서 수록 부분) 전개 종술이 완장을 두르고 사람들 위에 군림함. 위기 종술이 자신을 고용한 최 사장 일행의 낚시까지 금하여 감시원직을 박탈당함. 종술이 해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저수지를 지키다가 가뭄 해소책으로 저수지 절정 물을 방류하기로 하자 분노를 터뜨리며 행패를 부리다가 쫓기는 신세가 됨. 결말 종술이 부월의 충고를 받아들이고 마을을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함. 운암댁과 6·25 전쟁 남편은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의 자위대 완장을 차게 되었고, 자신을 밀고했던 박가에게 복수를 하려 한다. 운암댁은 남편이 찬 완장에서 ‘왜놈 헌병’을 연상하며 남편을 걱정한다. 남편은 완장으로 인해 점점 폭력적으로 변했으며, 결국 원수인 박가를 찾아내어 인민 재판 장에서 그를 죽인다. 그 후 서울 수복 직전 남편은 가족과 인사도 없이 산으로 숨어 버리고, 죽은 박가의 가족들 은 복수를 하기 위해 운암댁의 집으로 몰려온다. 이웃 주민의 귀띔으로 운암댁은 간신히 아 들 둘을 데리고 밤에 몰래 도망가 객지로 떠돌다 큰 아들을 홍역으로 잃는다. 윤흥길(1942~ ) 소설가. 절도 있는 문체로 왜곡된 역사 현실과 삶의 부조리,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노력을 그려 내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 등이 있다. (3) 근현대의 한국 문학 361 작품의 내용 이해하기 1. ‘완장’에 대한 인물들의 태도를 중심으로 작품의 내용을 이해해 봅시다. [예시 답안] 인물 ‘완장’과 관련된 경험 ‘완장’에 대한 태도 돈벌이를 할 때, 시장 경비나 완장에 한을 품기도 하고 완장 과거 방범 등 완장을 찬 사람들의 단 을 선망하기도 함. 속을 당함. 종술 완장을 차고 저수지를 감시하는 역할 현재 완장을 차고 그 위력에 빠져듦. 을 맡음. 왜정 때에는 남편과 함께 일본 헌병 한테 곤욕을 치렀고, 6·25 전쟁 때에 완장을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 과거 는 남편이 완장을 차고 권력을 휘두 으로 여김. 르다가 가족 모두 불행해짐. 운암댁 완장의 피해자에서 완장을 차고 완장을 차고 다니는 아들을 보 가해자가 되었다 결국 불행해진 현재 남편의 일로 인해 아들에게 그와 며 남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림. 같은 일이 반복될까 불안해함. 링크 자료 1980년 한국 정치사 작품의 주제 의식 이해하기 2. 시대적 상황과 연관 지어 작품을 감상해 봅시다. 도움말 1 ‘완장’의 상징적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 작품을 통해 작가가 비판하고자 하 1980년대 한국 사회는 억압적인 분위기가 팽배하였다. 1979년 는 세태가 무엇인지 이 소설이 발표된 1980년대의 시대 상황을 바탕으로 파악 12·12 사태 이후 권력의 실세로 해 봅시다. [예시 답안] 등장한 신군부는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 이 작품에서 ‘완장’은 곧 권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반적 의미로서의 권력뿐 아니 하여 억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 ‘완장’의 상징적 의미: 라 한국 근현대사를 통해 체득한 한국 사회에서만의 특수한 의미로서의 권력을 동 였다. 계엄 조치와 계엄군 투입 시에 의미한다. 에 반발해 일어난 5·18 민주화 이 작품을 통해 작가가 비판하고자 하는 세태: ‘완장’에 집착하는 한 어리석은 인물을 통해 권력의 운동을 진압한 신군부는 국가 보 의미와 그 남용이 가져오는 폐해를 풍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권력을 대리인에게 나누어 주고 은밀하게 위 비상 대책 위원회를 만들어 진짜 권력을 휘두르는 상층 권력자들의 횡포를 은연중에 비판하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일제 강점기 와 6·25 전쟁을 거치며 경험하고, 당대인 군부 독재 시기에도 계속되고 있는 부조리한 권력에 대해 비판하고 권 초법적 조치를 통해 사회 통제권을 력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경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강화하였다. 이후 정부는 정치 활동, 언론, 교육 등 사회 전반을 강압적으로 감시하고 통제하였다. 2 ‘완장’과 연관되어 통용되고 있는 다음 말들의 뜻을 짐작해 보고, 오늘날에도 이 소설이 독자들에게 향유되고 있는 까닭을 의 주제에 비추어 찾아봅시다. [예시 답안] ‘완장병’ ‘완장질’ ‘완장 문화’ 완장병: 권력을 맛본 사람이 이에 깊이 빠져 지나치게 권력에 집착하는 것 완장질: 집단 내에서 권력 과시적인 행동을 하여 피해를 끼치는 행동, 권력을 남용하거나 권력을 이용해 횡포를 부리는 것 완장 문화: 권위 의식이나 특권 의식이 만연해 있는 사회의 문화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 → ‌오늘날에도 언론 매체나 정치권 등에서 완장과 관련된 말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잘못된 권력에 대해 비판하는 소설 《완장》의 메시지가 수십 년 세월이 흐른 오늘날까지도 유효하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362 9. 문학사의 지평에서 작품의 해학성 이해하기 3. 다음은 이 작품을 쓴 ‘작가의 말’의 일부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 소설의 문학사적 전통 을 탐구해 봅시다. 만약 독자들 가운데서 이 작품을 읽고 어느 정도 재미라는 걸 느낄 수 있게 된 다면, 나는 그것이 작가의 계산된 의도에 따르는 재미라기보다는 우리네 시골 사 람들을 통하여 오늘날까지 연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우리 민족 특유의 해학성에 서 비롯되는 재미일 거라고 말하고 싶다. 쓰는 동안 내가 줄곧 의식했던 것은 바 로 그 해학성이다. 우리의 고전 문학 속 곳곳에서 보배처럼 빛나던, 그러나 채만 식(蔡萬植) 선생을 마지막으로 이제는 거의 끊기다시피 한 우리 문학의 해학적 전통이 지난해에 나를 내내 사로잡고 있었던 셈이다. 1 인물의 말과 서술자의 말 중에서 해학적인 성격이 두드러진 말을 찾아봅시다. [예시 답안] 인물의 말 서술자의 말 ‌“이 사람아, 팔 완장 말고 기저구맨치로 ‌사대육신 나무랄 데 없는 장정이 반거충 사추리에다 차는 완장이라도 봤는가?” 이로 펀등펀등 ‘먹고 대학’ 다니면서 사 “내가 자네라면은 나는 기왕 낚시질허는 짐에 비단 잉어에 ‌ 시장청 말썽이나 질러 쌓는 통에 다 월급봉투를 암냥혀서 한목에 같이 낚어 올리겄네. 삽자 ‌루 들고 땅띄기허는 배도 아니고 그냥 소일 삼어서 감시원 ‌그제서야 종술은 자라 콧구멍을 벌름거리고 메기 주둥 완장 차고 물 가상이로 왔다리갔다리 허면서…….” 이를 히죽거려 가며 구태여 자랑스러움을 감추려 하지 ‌ “내가 게우 오만 원짜리 꼴머심 푼수배끼 안 되는 것 같 않았다. 소? 나 임종술이. 이래 뵈야도 왕년에는 사장님 소리까장 쥐란 놈이 곳간 벽에 구멍을 뚫듯 거기를 집중적으로 들어 본 사람이오!” 공격하기로 마음먹었다. 2 해학적인 표현과 문체가 어떠한 효과를 낳는지 다음의 측면에서 탐구해 보고, 도움말 우리 소설에서 해학적인 작품을 더 찾아봅시다. [예시 답안] 해학의 효과 한국 문학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인물의 모자란 모습, 비판받아야 할 모습조차 익살스러운 표현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 인물의 성격 해학은 익살스러운 웃음을 통 게 함으로써 독자는 해당 인물을 미워하기보다는 연민과 애정을 갖고 수용하게 된다. 부조리한 권력의 횡포를 비판하고 있으나 이 비판으로 우리 사회를 공격하고 파괴하 해 대상을 연민과 애정을 가지 주제 의식 려는 것이 아니라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려는 작가의 애정 어린 고 수용하고 포용하도록 한다. 시선과 문학적 노력이 독자에게 전달되어 공감하도록 한다. 해학적인 작품 , 김유정의 , 채만식의 등 서사 문학 속 중심인물의 변화 4. 이 단원에서 학습한 서사 문학 작품 속 중심인물들의 특성을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정리해 보고, 그 전체적인 흐름을 간략하게 설명해 봅시다. [예시 답안] 중심 의 의 의 인물 주몽 성춘향과 이몽룡 임종술   인물의 신적 영웅 재자가인 평범한 인물 특성 전체적인 서사 문학 작품 속 중심인물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점점 [있는 평범한 인물로 ]는 경향이 있다. 현실 사회에서 자주 볼 수 흐름 세속화 되 (3) 근현대의 한국 문학 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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